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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손배 시효, 범행 아닌 유죄확정 때부터”...법원, 피해자 주장 인정

작성자시작인가요 작성일2026-09-17 15:24 조회3 댓글0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행위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다면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한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행위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다면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한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성폭력 피해자가 오랫동안 가해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범행이 끝난 때가 아니라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한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친족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05단독 김주옥 부장판사가 이같이 판단해 가해자에게 청구액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피해자 A씨는 어린 시절 부모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19세 무렵부터 친척 B씨의 집에서 생활했다. B씨는 이같은 관계를 이용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A씨에게 5차례 성폭력을 가했다.

A씨는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다가 주변의 권유로 2018년 B씨를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은 2025년 5월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형이 확정됐다.

이에 A씨는 같은 해 9월 공단의 도움을 받아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쟁점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3년의 기간을 언제부터 계산할지였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경우 피해자는 손해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B씨 측은 마지막 범행이 2018년에 있었고 소송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 제기됐기 때문에 청구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단은 A씨가 오랫동안 B씨와 지배·예속관계에 있었고 형사재판 1·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점을 들었다. A씨가 B씨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던 때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시점이므로, 이때부터 3년을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단순히 범행이 끝난 시점만 볼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가해행위의 위법성을 실제로 인식할 수 있었던 때를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보영 공단 변호사는 “피해자가 장기간 지배·예속관계에 있어 가해행위의 위법성을 명확히 알기 어려웠던 사정을 고려해 대법원 파기환송 시점을 소멸시효 계산의 시작점으로 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원문 보기 (topa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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