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추천도서에 李 자서전... 중학교, 학부모 항의에 재선정키로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에서 여름방학 추천 도서로 학생들에게 안내한 '1020 극우가 온다'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책 표지/ 교보문고 캡처
서울의 한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여름방학 추천 도서’에 민주당 정치인의 책과 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을 넣어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는 문제가 되자 추천 도서를 다시 선정해 안내하기로 했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는 지난 21일 방학식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교과 추천 도서 목록’을 나눠줬다. 이 목록엔 도덕·국어·수학·사회 등 14개 교과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읽어보길 권하는 60여권의 책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사회 교사 추천 도서로 ‘1020 극우가 온다’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가 포함돼 있다.
‘1020 극우가 온다’는 10~20대들이 우경화하는 이유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오는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정민철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다.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자전적 에세이로, 이 대통령이 열여섯 소년공 시절부터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시절까지 썼던 10년간의 일기를 엮은 책이다.
학교 관계자는 “‘1020 극우가 온다’는 책은 최근 배재고 사태도 있었고, 학생들이 일베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 등의 문제가 만연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 내용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은지, 나쁜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 추천 도서를 정했다”며 “저자 때문에 좋은 책을 못 읽게 되면 학생들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경기도지사와 대통령까지 된 인물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접해보면 좋겠다는 이유에서 추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학교엔 두 책을 추천 도서 목록에 넣은 데 대해 항의하는 학부모 등의 전화가 이어졌다. ‘학교가 왜 특정 정당의 정치인 책을 추천하느냐’ ‘왜 대통령 책을 읽으라고 하느냐’ 같은 민원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교는 여름방학 도서 추천 목록을 점검해 다시 안내하기로 결정했다. 학교는 24일 학부모들에게 발송한 가정 통신문에서 “일부 도서의 적절성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의견과 우려를 전달받았고, 학교는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추천 도서 목록 전체에 대한 심층 분석 및 검토를 진행하려 한다. 이후 학생들의 발달 단계와 교육적 가치에 부합하는 도서 목록을 재안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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